오늘 복음의 주제는 겸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초대를 받거든 윗자리보다 끝자리에 가서 앉으라고 권고하시며, 이렇게 덧붙이십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우리는 겸손해야만 합니다. 교만한 지식은 하느님께 나아가는 데 방해되기 때문입니다. “지식은 교만하게 하고 사랑은 성장하게 합니다. 자기가 무엇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아직 알지 못합니다”(1코린 8,1-2).
겸손이야말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적지 않은 경우 윗자리를 선호하지 않습니까?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교만한 자세로 산다면 하느님께서 내 안에 들어오셔서 계실 공간이 없어질 것이 아니겠습니까? 겸손하려면 먼저 자신을 잘 알고, 남을 인정해 주어야만 합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하지요.
겸손한 사람은 자신에게 불리하게 대하는 이를 만나더라도, 이마저 하느님의 은총으로 받아들입니다. ‘그가 나에게 서운하게 대한다면, 나 역시 그에게 무언가 서운하게 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렇게 되돌아보는 것이지요. 또한, 상대방의 언행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마저 깨닫습니다. 따라서 겸손한 자세를 갖는다는 것은 이웃을 통해 전해 주시는 주님의 뜻을 헤아리기 위함이라 하겠습니다.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가톨릭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